한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자유무역협정 혹은 투자협정 자체에 대한 ‘반대’라기 보다는 그것의 ‘개혁’을 요구하는 것이다. 일본 노총, 렝고[聯合]의 한일투자협정에 대한 입장도 비슷하다. 렝고는 “투자협정이 사회적 조항을 충분히 고려하고 편입시킨다면, 그것에 반대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설사 WTO 혹은 투자협정에 ‘사회적 조항’이 편입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겠는가에 대해 회의하지 않을 수 없다. 자유무역협정 중에서 최초로 노동과 환경이슈가 도입된 것은 역설적이게도 ‘악명높은’ NAFTA가 최초이다. NAFTA는 부속협정의 형태로 ‘환경보호위원회’와 ‘노동위원회’의 설치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협정들은 지금까지 어떠한 기능과 역할도 수행하지 못한 채 유명무실화되고 있다. 또한, WTO 내에도 ‘무역환경위원회’가 존재한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이에 대해 [시민국제무역감시단] 로리 왈라크의 평가는 냉정하다. “WTO가 처음 수립되었을 당시 많은 환경운동가들은 WTO 내의 환경 연구단을 촉구하였다. 이들은 하나를 얻어냈고, 5년이 지난 후 가장 정력적인 주창자들 대다수는 이 연구단이 무역에 지배되는 존재로 바뀌었다고 말하고 있다. 환경 관련 법률이 환경 보호를 위해서가 아니라 이러한 보호장치를 제거하기 위해 연구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상업적인 세계관과 역할에 의해 지배되는 조직의 수중에 환경을 맡기고 싶지 않다. 이건 마치 멸종위기종 법안을 파산법에 끼워넣는 것과 같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동등한 수위의 조직이다. WTO를 일국적국제적 환경 정책에서 배제시켜야 한다. 세계 노동운동은 WTO에 (노동)기준을 삽입하는 문제에 관해 5년 전의 환경운동과 같은 열정을 갖고 있다. 제 개인적으로는 매우 회의적이다.” 한편, ‘사회적 조항’ 노선이 갖고 있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점은, 금융세계화 체제를 강화하고 공고히하고 있는 WTO 및 투자협정에 ‘정치적 정당성’을 부여해줌으로써, 현재의 제국주의적 지배종속관계를 유지하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WTO 뉴라운드 반대를 위한 국제적인 연대투쟁의 과정에서, 전 세계 시민사회단체 및 노동조합들이 합의한 최소한의 지점은 “더 이상의 WTO 체제 강화 반대”라는 것이었다. 즉, 어떤 새로운 영역이 WTO 체제에 편입됨으로써, 그것이 강화되는 것에 대한 반대였다. 설사 그 새로운 영역이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사회적 조항-노동, 환경, 인권 기준 등-’이라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WTO의 정통성과 권한을 확대함으로써 (계급)역관계에 가해질 수 있는 손상이, 사회적 조항의 잠재적 가치보다 크기 때문”이다. 한미한일한칠레 자유무역협정 및 투자협정은 한국 노동자민중이 지난 70～80년대 투쟁 속에서 쟁취한 민주주의와 기본권, 삶의 권리를 완전히 박탈해갈 것이며,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을 촉진완성시키는 수단으로 엄청난 효력을 발휘할 것이다. 국제적인 노동자민중연대로 양자간투자협정 및 WTO 후속협상 반대 투쟁에 나설 때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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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원, 대일 무역역조와 개선 방안에 관한 연구, 성균관대 석사학위 청구논문, 1999
* 한일 자유무역협정의 구상: 평가와 전망(심포지움)
* 한국경제연구원, 한일 자유무역협정을 위한 기업간 협력방안,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