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는 작가와 독자 사이에 형성되는 ‘영혼의 밀교식 소통’에” 있는 것이므로 글 쓴지 20년 경력의 그녀는 독자와의 그런 은밀한 소통을 상당히 가치 있게 여기고 그 가운데서 삶의 진정한 기쁨을 느끼는 듯 했다. 츠리는 작품 속에서 특히 우한이란, 그녀가 살고 있는 도시의 특징을 아주 잘 드려내며 서민들의 일상을 아주 섬세하게 리얼리티로 구사하고 있는데 그녀가 광범위한 대중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3. 소설 “번뇌인생”
소설 속에 등장하는 ‘꿈’&‘꿈’
소설 속에서 ‘꿈’에 대해서 두 번 등장하는데 그 의미는 사뭇 다르다.
첫 번째는 갑판에서 동료들과 담소를 하다가 누가 “생활”이라는 제목의 시를 짓게 되고 인자호우도 이유 없이 흥분을 하며 자신도 “꿈”라는 시를 짓게 된다. 시를 지으면서 인자호우는 이 세상에 특출한 사람은 없고 그 역시 다른 사람보다 못하지 않다는 나름대로의 자신감을 가지고 미래에 대한 가능성과 희망을 생각한다. 이 때에 꿈에서는 아주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느낌이 가득하다.
하루를 끝내고 잠자리에 들 때 그의 머릿속에는 아침에 그가 호기롭게 말한 “꿈”이란 글자가 아른거린다. 그리고 공중에서 누워 있는 자신에게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다. “지금 경험하는 것은 다 꿈이다. 너는 아주 긴 꿈을 꾸고 있는 거야. 사실은 깨어나면 모두 이러지 않을 거야.” 여기서 꿈은 장자의 “호접몽”과도 상당히 비슷한 의미를 내포한다. 세상사가 결국 연기와도 같다는... 인자호우의 내면 의식 속에서는 어쩌면 이 힘든 모든 현실을 꿈이라고 생각하고 싶은 심리적인 방어기제가 작동했을 지도 모르고 정말로 뼈아픈 현실에서 불투명한 삶에 대한 진실을 꿰뚫어 보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Ⅲ. 결론
1985년부터 현대 중국문학에 대한 파트를 맡았을 때, 광범위한 문학 파트를 어떻게 나눠서 학생들에게 전달해야할 지가 제일 큰 고민이었다. 모든 시기들이 그랬겠지만 80년대와 90년대는 중국의 역사적 시기를 봤을 때 중국이 가장 많이 변하는 시기였고 그에 따른 다양한 문학 사조들의 등장과 작품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문학작품에 대한 분류를 할 때, 소설, 시, 산문, 희극 등의 문학 형식에 따라 나누기보다는 문학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따라 나누기로 결정했었다. 그런데 문학을 시기별로, 문학의 성향별로 나누다보니 광범위한 문학들을 살펴봐야하는지, 또 어떻게 문학을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를 이야기하다보니 조금은 문학의 성향이 뚜렷하지 않은, 특히 선봉문학과 신사실주의 문학 간의 차이를 정확히 논하기에는 부족한 발표가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각 문학 시기별로 중요하고 그 문학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작품을 위주로 설명해 나갔어야 했는데 그러한 작품을 선택하는데 체계적으로 더 알아보지 못한 것이 아쉬움에 남았다. 하지만 1985년부터 2000년대까지의 문학시기를 알아보면서 어느 시기보다 더욱 격동적이고 사회주의인 중국에서도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는 문학 시기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