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우유배달이었기 때문이다. 아다마는 켄과 이와세에게는 없는 철저함과 지적인 능력을 갖추었고, 이를 적극 활용하여 켄의 일당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차지하게 된다. 불쌍한 이와세. 그는 켄과 같은 발랄함, 아다마와 같은 지적인 우월감이 없었기 때문에 야마사의 Am코드를 훔치면서 우울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잔혹한 또래들의 문화라고 할 만 하다. 자신을 규정짓는 것은 자신의 개성이지만, 그 개성으로 인해 이와세의 존재감은 켄과 아다마 사이에서 흐려져만 간다. 영화를 보는 동안 어떻게 내가 친구들과 어울렸는지, 친구들 사이에서 어떻게 자신을 표현했는지를 생각해보면, 켄의 오버액션도, 이와세의 소심한 움츠리기도, 아다마의 결단력도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또래들 사이에서의 정체성 확립. 식스티 나인의 또 다른 풍경이다. 그 모든 세뇌와 억압에 맞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적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페스티벌이다. 페스티벌에서만큼은 모두 자연스럽게 리듬에 몸을 맡기고, 락밴드에 열광하며 맘껏 뛰논다.
인간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이 바로 페스티벌이 아닐까?
다른 어떠한 것도 생각할 필요 없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즐긴다. 삶을 즐기는 것 이외에 다른 어디에서 삶의 가치를 찾을 수나 있을까. 그 모든 탄압에도 불구하고 켄의 밴드는 일렉트릭기타를 퉁기면서 반전과 평화를 외칠 것이다. 69를 금지어로 설정해놓았다고 하더라도, 호기심을 좇아 69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려는 호기심이 우리의 본성인 것처럼, 그것이 그 어떤 조작으로도 굴복시킬 수 없는 우리들의 본성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