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다. 이를 발전의 계기로 삼기 위해서는 시민운동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시문운동의 세계관과 개념틀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 국가와 시민사회가 자기역할을 하여야 한다. 정부는 아직도 시민단체를 협력의 파트너가 아니라 타파하거나 규제해야 할 적대자로 보고 있다. 그리고 관료제의 확장이나 강화를 통하여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그러나 의약분업의 분쟁으로 의사파업 당시 정부보다 더 많은 전화가 시민단체로 걸려 왔다. 시민들은 바로 각종 사회적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시민단체를 중요한 행위자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각종 법적제도적 장치를 통하여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하여야 한다. 조직의 설립, 현장활동, 기부금 모금, 자원봉사활동 활성화, 세금면제, 기부금 소득 공제, 재정지원, 행정편의시설, 상근자의 연수와 교육, 정보공개, 정책결정과정의 참여 등과 관련된 법률의 제정개정을 통하여 시문운동이 활성화되도록 전향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행정적 지원에서도 우편요금의 할인 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통신요금의 할인, 정보인프라의 구축, NGO 센터의 건립 등을 통하여 시민운동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도모하여야 한다. 그리고 시민단체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자로 본다면, 시민운동에 대한 이해와 관심, 시민참여와 토론, 시민역할의 강화를 위한 제도적 보완에도 노력하고, 기업의 기부금 참여를 유도하는 법적 장치도 강구해야 한다. 특히, 시민단체에 대한 재정지원은 시민단체의 자율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통하여 최소한 현재의 10배 이상이 되어야 한다. 즉, 공공서비스의 생산에 있어서 정부와 시민단체 사이에 공동생산의 사고를 갖는 것이다. 이것은 정책집행의 효율성을 제고할 뿐만 아니라, 국가의 정당성을 고양하게 될 것이다.
시민사회 내의 역할을 크게 대학과 시민단체 자신의 역할로 나누어 볼 수 있다.
① 대학의 역할
대학은 그 동안 사회개혁을 위한 실천에 참여하지 않고 상아탑에 안주하여 냉소주의에 빠져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그러나 다원성, 유동성, 상호의존성, 전문성 등의 특징을 가진 현대사회의 상호침투성을 고려할 때 , 지식인과 시민단체간의 동맹은 반드시 시민단체에 소속되는 것이 아니라, 단체의 이슈와 실천전략에 따라 선택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이 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 현재도 많은 대학교수들이 시민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지나친 참여는 오히려 시민단체를 엘리트화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것은 NGO의 정체성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대학은 NGO와 시민운동에 대한 이론을 개발하고, 연구를 활성화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를 통하여 시민사회에서 담론과 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는 언어를 발견하고 이를 체계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시민운동에 대한 교육을 통하여 직접간접적으로 시민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고, 시민단체 상근자들이 값싸게 재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대학은 지역봉사 임무를 강화하여 지역민의 토론과 문화적 공간을 제공하고, 시민강좌나 여성강좌와 같은 교육프로그램을 통하여 대학생, 주부, 실업자, 퇴직자 등 주변적 지위에 있는 사람이 자기개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자유주의적 유토피아 이데올로기에서 지식은 자칫 환금성의 견지에서 평가되고 지식의 사적 소유가 당연시될 수 있다. 이때 지식인은 사회정의의 실현과 사회문제의 해결에 대한 선도적 책임보다는 부를 좆는 전사가 되어 한낱 제품으로 전락할 수 있다. 이를 경계하기 위하여 대학과 지식인의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사명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학이 정부 및 언론기관과 시민단체간의 조정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따라서 시민단체가 강력하게 요구하기 어려운 정부의 행동을 촉구하고, 언론의 상업성, 단발성, 자극성을 견제하여 시민사회의 훌륭한 동맹세력이 되도록 유도하는 것도 대학의 역할이다.
②시민단체의 역할
시민단체는 시민운동의 주체로서 시민참여와 영향력 강화를 위한 각종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시민단체 내의 민주화를 강화하기 위하여 의사결정을 민주화하고 비판구조를 활성화하여야 한다. 시민참여를 확대하기 위하여 회원의 참여구조를 강화하고 회원과의 연락통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노력이 있을 때 회원의 회비납부가 증대할 것이다. 그리고 운동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실천방식 등에서 합리성을 증진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회에는 다양한 행위자들이 있고, 각 행위자들의 목적도 다르다. 그들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 존재를 인정하고 미래를 열어가는 사고가 필요하다. 또한, 장기적인 안목과 외부환경 변수를 고려하여 자원의 효율적인 동원과 배분, 회원참여의 극대화를 가능케 하는 전략적인 기획을 수립하는 것도 필요하다. 시민교육 프로그램은 이러한 전략적 기획에서 가능하고, 이것은 한국 시민운동에서 ‘비동시적인 것들의 동시적인 성취’를 위한 중요한 작업이다. 민간정부가 들어선 이후 완화된 국가권력에 대한 견제역할을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다. 국가권력에 대한 시민단체의 견제활동은 자기제한적이어야 하지만 급진성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운동역역의 지리적 확장도 간과할 수 없는 사항이다. 지방으로 운동을 확산하고 명망가들이 지방에서 새로운 공동체주민운동, 환경운동, 지방권익보호운동, 지방자치활성화운동 등을 수행하여야 한다. 그리고 북한과 제3세계로 운동영역을 확장하는 것도 이 시점에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 시민사회와 시민운동은 단기간에 커다란 발전을 하였고, 현재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지나온 역사가 10년이라는 사실을 상기할 때, 한국 시민운동의 전망은 매우 밝다고 볼 수 있다. 현재도, 미래도, 인간해방과 자아실현을 향한 탈출구가 시민사회 내의 시민운동의 활성화에 있다고 할 때, 사회의 모든 행위자들이 시민은 공익활동 참여와 사회변혁의 주체적 역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필요한 자기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요구된다. 그리고 시민단체도 인간해방과 자아실현의 정치의 장이 마련될 수 있도록 이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끊임없이 시민운동의 목표와 이데올로기를 재구성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