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하게 죽을 수 있도록 배려하자는 행위이다. 그들은 무의미한 고통을 유지하는 말기 환자들에게 삶을 연장하는 것은 오히려 비인간적이라고 본다. 그래서 그들은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해 주기 위해 적극적인 안락사를 통해 도와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안락사와 죽을 권리의 정당성 논의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이해의 충돌이다. 즉, 한쪽은 인간의 자율성보다는 생명의 신성함에 더 많은 강조를 두면서 또 다른 하나는 생명의 신성함보다는 인간의 자율성을 강조하면서 충돌된 생명의료윤리 문제라 할 수 있다.
현재 안락사와 죽을 권리의 최근 논쟁들에는, ‘인간은 자신의 자유와 권리에 의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으며, 견딜 수 없는 고통의 종식과 인간의 존엄성을 지니고 죽을 수 있도록 안락사를 선택할 수 있다’는 철학이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안락사를 아래와 같이 정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안락사란 비교적 말기 단계의 현존하는 치명적 질병으로 육체적 죽음에 처한 경우, 그 고유한 생존적, 정신적 고통을 피하기 위해 타인의 도움을 받거나 받지 않고 행하는 자살 행위를 의미한다.” 안경진, 현대기술문명과 안락사,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2001, p. 89
안락사와 죽을 권리에 대한 고찰은 통하여, 생명의료윤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제안하고 싶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대한의사협회가 소극적 안락사를 인정하는 의료윤리지침을 발표했다가 사회적 파문이 일고 있다. 문제는 “소극적 적극적 안락사 중에 어디에 해당 하는가 ?”에 따른 안락사 허용여부결정 이전에, 안락사의 정의나 대상자 그리고 죽을 권리에 대한 사상적 고찰 등이 이루어 져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를 보자면, 안락사를 비롯한 생명의료윤리문제들에 대한 종교적, 철학적, 의학적, 그리고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된다. 그리고 그러한 논쟁들과 사상이 수 백 권의 저널과 책으로 출판되어 생명의료윤리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미국에서 안락사와 죽을 권리의 정당성 운동과 소극적 안락사의 합법화를 위한 작업들은 수긍할 만하다. 왜냐하면, 이미 많은 사상적 토론과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 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안락사에 대한 사회적 공론이 미비한 상태이다. 주체적 인간과 인권의 확립을 위한 경험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현실 상황 아래서 안락사의 합법화를 위한 논쟁을 시작한다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위한 논의가 아닌 문제 자체에 대한 논의가 될 수 있다.